우선 무얼 쓸지 고민하던 시점에 이 글의 소재를 제공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어제는 소위 MZ라 칭함을 얻는 이들이 좋아한다는 신곡을 들었습니다. 꽤나 익숙한 멜로디가 인상적이었으며, 가사의 뜻은 어제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썸만 타고 사귀는 것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러한 가벼운 연애가 나쁘단 건 아니지만 어쩐지 진정한 사랑은 경험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은 이미 지쳐있습니다. 그래서 연애조차도 자신이 힘들까봐 지레 겁을 먹고, 혹여는 씁쓸한 경험들로 두려워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되 좋은 것들은 그저 취하고만 싶은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상황속에서 연애를 지속하며 느낀 점은 꽤 고통스러운 과정을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오롯이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들며, 상대를 이해하는 폭을 훨씬 키우는 작업의 일환입니다. “구태여 진정한 관계 운운할 필요있나요? 지금이 좋아요.”라고 할지 모릅니다.
그저 외모적으로 조건적으로 보이는 것이 좋으니까 계속 같이 있고 싶은 마음과 남들에게 과시하는 수단으로 가벼이 치부되는 연애들도 익히 보아왔습니다. 서로의 깊은 지점을 보지 않는 한 진정성 있는 관계는 어쩌면 매우 어렵습니다. 진정성을 알아서 무얼 하나 싶겠지만, 그것이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하며 서로를 더욱 단단히 맺어주는 데 일등공신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풍파가 닥쳐도 잠시 흔들리거나 괴로워할지언정 둘 사이를 갈라놓지는 못하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든든한 내편이 생긴 것입니다. 물론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의견이 달라 섭섭할 때도 존재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은 그 이상으로 만족한다는 반증입니다. 평소에 얼마나 진심인지, 어떻게 요즘 생각하고 있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수줍게 건네는 꽃들이 어쩌면 일상의 작은 낙으로 기쁘게 다가옵니다. 그에 못지않게 자신의 행복을 과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만납니다.
그저 그 관계 자체로서 만족하기보다는 남들에게 꼭 보여줘야 자신이 만족하는 사람들입니다. '얼마나 그 사람도 나름대로 힘들까? 자신이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니 자꾸 남한테 확인받듯이 숙제를 해내는 기분이겠네.'라는 생각이 들어 안쓰럽습니다. 연애라는 그 과정 자체를 즐겨 어떤 것을 준비할지, 서로의 관계에 집중하며 설레는 마음을 즐기는 편보단 ‘흥, 나도 아주 멋진 연애를 하고 있다고. 너보단 낫다고!’를 확인시켜주려 애쓰는 모습을 조우합니다.
일종의 경쟁관계로 이해하는 것인데, 그것은 자신의 열등감의 폭로나 다름없다고 느낍니다. '나를 제발 봐줘~ 너처럼 행복한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제발'이라고 고통 속에서 외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어서 애를 쓰지만 여전히 외지인일 뿐입니다. 이런 속성을 알고 있는 이들은 상대가 다가올수록 ‘애쓴다. 자기 인생에 신경 쓸 시간을 버리고 남의 인생 잘 살고 있다는 거 구경하러 왔구나. 많이 부럽나 보네~’라고 말할 수 있는 되려 자부심을 얻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따라다니며 자신의 행복을 대결하거나 깎아내리고 싶을 만큼 힘드나 보다. 자신의 인생을 대결할 만큼 자신의 삶에 가치를 못 느끼고 있나 보다. 좋은 일들이 생기기를 기도해줘야지.' 란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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